지난 1997년 두산음료와 오비맥주가 합병하는 일이 있었는데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과 똑같은 과정을 밟았다.
당시 OB맥주는 자본잠식 기업이었다. 두산음료는 합병직전 36억원의 흑자를 내고 사업부문 매각을 통해 수천억원의 현금유입이 예정됐었다. 하지만 1997년 5월 두 회사의 합병이 발표되기 2주전부터 OB맥주의 주가가 45% 급등했고, 두산음료는 23%가 떨어졌다.
당시 주가 급등락으로 양사의 주가가 3만3천원대로 같아짐에 따라 양사는 주식시세만을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거의 동일하게 책정했었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합병과 오버랩된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결국 일반 주주들은 합병비율에 불만을 갖고 이사회 결의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을 냈고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이 총수일가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의 지적도 나왔다. 1999년 국회 정무위원회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은 국정감사를 통해 "합병을 대비해 양사의 주가가 주도면밀하게 조작된 의혹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김 의원은 "두산그룹이 1995년부터 구조조정에 착수해 1997년 계열사를 16개사로, 1998년 5개사로 축소했지만 정작 총수일가 등의 내부지분율은 1997년 4월 49.7%에서 1999년 4월 57.2%로 늘어났다"며 "주력사인 OB맥주의 지분중 절반을 외국에 매각하고 부채 축소를 위해 지분 매각에 나섰다는 기업의 내부지분율이 오히려 높아진 이유는 뭐냐"고 같은 해 국정감사서 따져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