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불치병 잡는다. 항암 신약물질 찾기 1만배 빨라졌다."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신약개발 성과가 세계 최초로 나왔다. 100만 개가 넘는 화합물 속에서 최적의 항암 신약 후보물질을 몇 달 만에 추려낸 결과다.
미국 바이오기업 인실리코메디신은 캐나다 토론토대와 협업해 양자컴퓨터로 항암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실렸다.
연구팀은 췌장암, 폐암, 대장암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케이라스(KRAS)’ 단백질을 표적하는 신약 후보물질을 양자컴퓨터를 통해 세계 최초로 찾아냈다. 양자컴퓨터(퀀텀 프로세서)를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 속도를 1만 배 이상 끌어올려서 110만여 개의 화합물을 분석한 결과다.
KRAS 표적 신약은 1980년대부터 글로벌 제약사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실패한 분야다. 업계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로 신약 개발에서 양자컴퓨터의 진가가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양자컴퓨터는 체내에서 일어나는 분자 수준의 변화를 계산하고 예측하는데 최적화되어 있어 앞으로 각종 불치병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를 주도한 알렉스 자보론코프 인실리코메디신 최고경영자(CEO)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양자컴퓨터와 접목해 이전에는 치료제 개발이 불가능하던 영역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으며, 양자컴퓨터가 앞으로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